2023년2월 2025년8월 2026년 5월
3차례 암수술 후 2년간의 항암을 .
시작하려합니다. 꼭 이겨내리~~
안녕하세요. tech-29입니다. 벌써 수술한지 열흘이 지났네요.
저는 자궁내막암을 마주하고 치열하게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환우입니다. 암 환자에게 가장 두려운 단어가 있다면 단연 '재발'일 것입니다. 오늘은 제가 겪은 청천벽력 같은 재발 소식, 그리고 그 절망 속에서 제 유전자 데이터를 통해 어떻게 다시 치료의 중심을 잡게 되었는지 그 솔직한 이야기를 기록해보려 합니다.
1. 6개월 만에 찾아온 재발, 다시 무너져내린 마음
저는 얼마 전 두 번째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당시 의사 선생님께 암세포가 깨끗하게 잘 제거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덕분에 후속 항암 치료를 진행하지 않고 추적 관찰을 하며 지내왔습니다. '이제 정말 긴 터널을 지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하며 안도했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불과 6개월 만에 암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는 재발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겨우 6개월 만이라니... 눈앞이 캄캄했고 가슴이 턱 막혔습니다. '수술할 때 다 없어졌다고 했는데 왜 또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하는 원망과 두려움이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이번 세 번째 치료에는 부작용이 적고 몸이 덜 힘들다는 면역항암제나 표적치료제 같은 최신 약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와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솔직히 컸습니다.

2. 나의 유전자 검사 결과가 말해주는 냉정한 의학적 진실
마음을 추스르고, 이전에 병원에서 받았던 저의 조직 유전자 검사 결과지를 꺼내어 차분하게 한 글자씩 다시 들여다보았습니다. 내 적을 정확히 알아야 제대로 싸울 수 있으니까요. 저의 데이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MLH1, MSH2, MSH6, PMS2 단백질 검사: 모두 정상(Intact) ➔ MSS (현미부수체 안정형)
- PD-L1 검사: CPS 1
- HER2 검사: 음성
의학적으로 이 수치들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고 냉정했습니다. 자궁내막암은 암종 중에서 유전자 결함(MSI-H 또는 dMMR)이 있을 경우 면역항암제(키트루다 등)가 아주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저처럼 모든 단백질이 정상인 'MSS 타입'은 암세포가 면역세포 뒤에 아주 교묘하게 숨어있기 때문에, 면역항암제 단독으로는 암세포를 찾아내 공격하기가 어렵습니다. PD-L1 수치도 1점 수준으로 낮았고, 표적치료제를 쓸 수 있는 HER2 유전자도 음성이었습니다.
게다가 6개월 만에 아주 빠르게 재발했다는 것은, 수술 당시 눈에 보이지 않던 미세 암세포들의 활동성과 번식력이 생각보다 굉장히 강하다는 뜻이었습니다. 내 면역계가 깨어나 암세포를 알아봐 주기를 마냥 기다릴 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는 긴박한 상황인 것입니다.

3. "잔불을 잡으려면 확실하게 물을 퍼부어야 한다"
치료 방향을 두고 고민하던 중, 최근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보조 항암을 시작한 한 지인의 이야기가 제 뇌리를 스쳤습니다. 그 지인은 수술로 암을 다 뗐는데도 세포독성 항암을 8번이나 해야 하는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큰 불씨를 다 껐어도, 눈에 안 보이는 잔불이 남아있으면 언제든 다시 번지니까 소화액과 물을 왕창 퍼부어서 잔불을 꺼야 완치가 된대."
그 비유를 듣는 순간, 제 머릿속이 번쩍 깨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두 번째 수술 후 항암을 안 했던 것은, 당시 의료진의 눈에 불씨(암세포)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주 미세하게 숨어있던 잔불이 살아남아 6개월 만에 다시 불길을 피워 올린 것이 지금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선택해야 할 길은 명확했습니다. 암세포가 숨바꼭질을 하든 말든, 분열하는 암세포의 DNA를 직접 찾아가 강력하게 타격하고 박멸하는 '세포독성 항암제(자궁내막암의 표준 치료인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조합 등)'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것만이 내 몸속에 남은 지독한 잔불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놓을 수 있는 가장 과학적이고 확실한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4. 나 자신과, 재발로 흔들리는 자궁내막암 환우분들께
처음에는 세포독성 항암제의 독성과 부작용(탈모, 구토, 백혈구 감소 등)이 너무나 무서워 어떻게든 피해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내 유전자 상태를 냉정하게 직시하고 나니, 이 세포독성 항암제야말로 나를 살리기 위해 준비된 가장 고마운 방패이자 강력한 무기라는 확신이 듭니다.
재발이라는 상황 앞에서 저처럼 방향을 잃고 흔들리는 자궁내막암 환우분이 계신다면, 꼭 병원에 가셔서 본인의 유전자 타입(MSI/MSS 여부)을 주치의 선생님과 명확하게 확인해 보세요. 유전자에 맞는 정확한 치료를 해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습니다.
저는 이제 두려움을 떨쳐내고 단단한 마음으로 세 번째 치료를 시작하려 합니다. 내 몸속의 마지막 잔불까지 아주 완전히 꺼뜨려 두 번 다시 고개를 들지 못하게 만들 것입니다. 모든 환우분들의 쾌유를 바라며, 저의 이 다짐과 기록이 누군가에게 작은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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